누가 아이들을 지켜야 했는가—색동원 성적학대사건이 던진 가장 불편한 질문
사회복지시설은 보호와 돌봄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그러나 보호는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감시와 분산된 권력이 결여된 보호는 언제든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색동원 성적학대사건은 이 불편한 진실을 우리 사회 앞에 그대로 드러낸 사례입니다.
색동원이란 어떤 시설이었는지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사회복지법인 색동원은 인천 강화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사회복지시설 법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는 오랜 기간 아동을 보호하고 돌보는 시설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왔고, 이 인식은 자연스럽게 신뢰로 이어졌습니다.
사회복지법인이라는 명칭 자체가 공공성과 도덕성을 담보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의 실제 운영 구조는 매우 폐쇄적입니다. 원장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권력 구조 속에서, 아동의 생활·인사·외부 접촉까지 대부분 내부 판단에 의해 결정됩니다.
보호 대상자인 아동은 선택권이 거의 없으며, 시설을 떠나거나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입니다. 색동원 역시 이러한 전형적인 구조 안에서 운영되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색동원과 관련해 제기된 성적학대사건은 바로 그 위험이 현실화된 사례로 평가됩니다.
성적학대사건의 본질: 우발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

권력 비대칭이 고착된 환경에서의 성적학대는 ‘가능해진 범죄’라는 점에서 구조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론과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정황에 따르면, 문제 된 행위는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일정 기간 반복되었을 가능성이 거론되었습니다.
반복성은 곧 시스템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감시가 작동했다면 반복은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복을 가능하게 한 조건: 폐쇄성, 명분, 침묵

아동의 연령과 인지 수준을 고려하면, 피해를 즉각 ‘잘못’으로 인식하거나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취약성은 가해 행위를 지속시키는 조건으로 작동합니다. 명분은 내부의 의심을 잠재우고, 침묵은 반복을 연장합니다.
왜 드러나지 않았는가: 개인의 침묵이 아니라 제도의 공백

첫째, 서류 중심의 점검입니다.
체크리스트와 보고서가 생활공간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서류가 깨끗해도 현장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둘째, 조직 내부의 침묵 구조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최고 책임자에 가까울수록, 문제 제기는 곧 불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화됩니다. 침묵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조직이 강요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셋째, 피해자 중심 관점의 부재입니다.
신고 통로가 존재하더라도, 아동이 실제로 접근 가능하고 안전한지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습니다. 접근 불가능한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 제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책임의 분산과 회피: 가장 위험한 관행
사후 처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권력 분산, 상시 외부 감시, 무작위 현장 점검, 내부 고발 보호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으면, 유사한 조건은 언제든 재현됩니다. “재발 방지 대책”이 구호에 그칠 때, 피해는 반복됩니다.
피해 회복과 사회의 의무

동시에, 성실하게 운영되는 다수의 시설이 불신에 휘말리지 않도록 투명성과 감시의 표준을 높이는 일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감시 없는 선의는 폭력의 토양이 됩니다
색동원과 관련해 제기된 성적학대사건은 선의에 의존한 보호 시스템의 위험성을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감시 없는 선의는 언제든 폭력의 토양이 됩니다.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 봉합하는 순간, 제도는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비극은 되풀이됩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유감 표명이 아니라, 작동하는 감시와 책임의 재설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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