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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대입 수능(수학능력시험) 안타까운 부정행위 사례(+ 어처구니 없는 휴대폰 울림 소리 사건)

by 패가망신 2025.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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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능(수학능력시험) 안타까운 부정행위 사례(+ 어처구니 없는 휴대폰 울림 소리 사건)

 

오늘은 2026학년도를 위한 대입 수학능력시험일이다.

 

글을 작성하는 이 순간 수험생들은 지금 지난 3년간의 노력을 평가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고 있을 것이다.

 

고생하고 있을 수험생들을 생각하다 문득 몇 년전 경험했던 어처구니 없는, 그리고 안타까운 부정행위가 떠올랐다.

 


 

강남의 K 고등학교에 교육청에서 파견하는 총감독관의 역할을 맡았을 때였다.

 

고사 본부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2교시가 끝날 무렵 부감독관이 고사 본부를 찾아왔다. 교실에서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는 것이다.

 

수험생 휴대폰은 시험 전에 모두 제출하게 되어 있으며,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으면 부정행위로 간주되어 시험장에서 퇴출된다.

 

전화기 벨소리가 울렸다는 것은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은 수험생이 있다는 것이었다.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중이라 감독관들은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없었기에 부감독관이 고사본부에 보고한 것이다.

 

교장, 총감독관인 나, 그리고 교감이 긴급 논의를 하여 2교시가 끝난 후 수험생들을 교실에 대기시키기로 결정했다.

 

마침 2교시 후 점심 시간이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와 교감 그리고 본부요원 1명은 2교시 종료령이 울리기 전 해당 고사실 앞에 대기하고 있다가 종료령이 울린 후 수험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모두 책상에 앉아 대기하도록 했다. 

 

수험생들은 모두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게 한 후, 교감은 교실 앞에 제출되어 있는 수험생들의 가방을 검사했고, 본부요원은 학생들의 책상을 검사했다.

 

그렇게 검사하던 주 교감이 한 수험생의 가방에서 휴대폰을 찾았다.

 

그런데 그 휴대폰을 본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휴대폰은 전원이 꺼져 있던 것이었다.

 

혹시 다른 가방에서 또 다른 휴대폰이 있을까 해서 모든 가방을 뒤졌지만 더 이상의 휴대폰은 없었고, 그 교실에서 소리가 날만한 어떤 요인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꺼진 휴대폰이 울릴 수는 없는 것이다.

 

휴대폰 주인인 수험생에게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전원을 끈 상태에서 가방에 두는 것은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전원이 꺼진 것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나는 그 학생을 일단 시험 본부에 대기 시켜 놓은 후 교장, 교감과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회의 결과는 어차피 정해져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아무리 안탑깝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일지라도 그 수험생이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원칙대로 3교시부터 그 수험생의 시험실 출입을 금할 수 밖에 없었다.

 

재수가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는 하지만, 그 수험생으로서는 지난 3년간의 노력이 어이 없는 상황으로 인해 물거품이 된 것이다.

 

휴대폰 소리가 난다고 신고했던 학생이 실제로 휴대폰  소리를 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예민해진 상태에서 어디선가 삐걱거린 소리를 휴대폰 울림으로 착각해서 그랬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수험생이 생긴 것이다. 

 

넋이 나간표정을 지으며 학교를 떠나가는 그 수험생을 보니 너무 가슴이 아파왔다.

 

나뿐 아니라 시험 본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워낙 많은 수험생이 치르는 수능이기에 정말 오만가지 경우가 발생하겠지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더 이상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글 생각을 좀 더 일찍 생각하지 못한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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